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을 ‘민국절’로 제정하자는 주장 확산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을 ‘민국절’로 제정하자는 주장 확산

최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인 4월 11일을 ‘민국절’로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와 역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이 논의는 대한민국의 건국일을 언제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오랜 논쟁 속에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을 건국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또 다른 측에서는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임시정부 수립과 민국의 탄생

1919년 4월 11일, 상하이에 모인 독립운동가들은 임시의정원을 구성한 후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선포하고, 민주 공화제를 기본으로 하는 임시정부를 수립했다. 이는 한국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왕조 국가에서 민주 공화국으로의 체제를 바꾸는 선언이었다. 임시정부는 이후 독립운동의 중심이 되어 국제 사회에 대한민국의 존재를 알리고, 독립을 위한 외교적·군사적 노력을 지속했다.

4월 11일 임시정부 수립일을 ‘민국절’로 기념하자는 주장은, 대한민국이 1919년에 이미 수립되었으며 이는 단순한 해방의 순간이 아닌 새로운 공화국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제헌 헌법에서도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임시정부 수립이 곧 대한민국의 시작임을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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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일 논쟁의 배경

건국일을 둘러싼 논쟁은 주로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기준으로 건국을 본다는 관점과,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의 시점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 대립하면서 시작됐다. 1948년설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국가의 3요소인 영토, 주권, 국민이 모두 갖춰진 것이 1948년이라며, 이때를 건국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1919년설은 대한민국이 이미 1919년에 민주 공화국으로 선포되었고, 임시정부가 실질적으로 국가 수립의 출발점이라고 본다.

역사학자 박찬승 교수는 이 논쟁에서 1919년 설을 지지하며, 1919년의 임시정부 수립이 한국 현대사의 중대한 변곡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대한민국은 단순히 1948년에 새로 생긴 신생국이 아니라,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고, 이를 공화국으로 재건한 역사적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국제 사례와 비교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보면, 신생 국가들도 대부분 건국일을 독립의 선언 시점으로 기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은 1776년 독립선언서를 발표한 날인 7월 4일을 독립기념일로 삼고 있으며, 필리핀 역시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1898년 6월 12일을 독립기념일로 기념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처럼 한국 역시 1919년 4월 11일 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의 출발점으로 보고 ‘민국절’로 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민국절 제정의 의미

‘민국절’로 제정하자는 제안은 대한민국이 왕조 국가에서 민주 공화국으로 전환된 중대한 날을 기념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정부 수립의 기념을 넘어,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인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의 기틀을 다지기 위한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박 교수는 또한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은 3·1운동으로 독립을 선언했고, 이후 임시정부를 수립하며 대한민국의 역사를 시작했다. 이를 잊지 않고 기념하는 것이 우리 역사를 올바르게 기억하는 길”이라며 ‘민국절’ 제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향후 전망

‘민국절’ 제정 주장은 여전히 학계와 정치권에서 논의 중에 있으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국경일로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올바르게 기념하고, 역사적 사실을 통해 국민 통합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민국절’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4월 11일을 ‘민국절’로 기념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임시정부 수립과 함께 민주 공화국으로의 전환을 이루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재조명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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