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교수, 미국의 저숙련 노동력 현실에 경고 “한국을 좀 배워라”

서울, 17월 4일 –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런 애쓰모글루(Daron Acemoglu)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가 미국의 저숙련 노동력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한국의 노동력 재교육 모델을 칭찬했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첨단 산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숙련된 노동력이 부족하다면 TSMC와 같은 첨단 공장이 미국에 들어서더라도 그 효용이 제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제조업의 숙련 노동력 부족 문제

애쓰모글루 교수는 지난 17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 경제는 몽유병 환자처럼 경제 폭풍 속으로 걸어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 제조업의 핵심인 노동자 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첨단 산업 유치를 위해 삼성전자, 현대차, TSMC 등의 하이테크 기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지만, 미국 내 숙련된 노동력이 부족하여 이러한 공장들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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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애리조나 공장 가동 지연 사례

애쓰모글루 교수는 특히 대만의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첫 반도체 신공장을 가동하려 했으나, 현지 숙련 근로자 부족으로 인해 공장 가동을 내년으로 연기한 사례를 꼬집었다. TSMC는 공장 가동 전 최적화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현지 숙련 근로자가 부족해 대만 근로자들을 투입해야 했으며, 이로 인해 공장 가동이 1년 지연되면서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사업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 등 선진국의 노동력 재교육 성공 사례

애쓰모글루 교수는 미국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일본, 한국, 독일 등 3개국이 자동화를 보완하는 새로운 업무에 근로자가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 투자를 확대한 결과, 생산성이 향상되고 임금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선진국들은 노동력 재교육에 적극 투자하여 첨단 산업 발전과 노동자 역량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미국 정부의 대응 부족 비판

반면,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과학법 등을 통해 외국 기업들의 미국 내 제조시설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노동력 재교육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 모두에서 다가오는 도전에 대비해 미국의 노동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 등 포괄적인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로 인해 미국 제조업에 제공되는 기회가 낭비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로봇 및 AI 투자와 노동자 지원의 불균형

애쓰모글루 교수는 “로봇에 대한 투자는 빠르게 증가했지만 사람에 대한 적절한 투자가 함께 수반되지 않고 있다”며, “AI가 업무를 자동화하고 노동자를 부수적 업무에 대체하는 방식이 아닌, 새 업무에서 역량을 창출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국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자 재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의 세금 공제와 교육 보조금 투입 등을 촉구하며, 노동력 재교육이 미국 제조업 경쟁력의 중대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정치판의 관심이 바가지 요금에 대한 정부 규제, 서비스 팁에 대한 비과세 논쟁 등에 쏠려 충분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미국 제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언

애쓰모글루 교수는 “새로운 제조 역량은 하루아침에 구축될 수 없고, 기술의 부족은 산업 재생을 가로막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지금 미국의 노동력은 이러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경고하며, 미국이 직면한 고령화와 인공지능(AI)의 부상, 세계경제의 재편 등 변화에 맞춰 노동력 재교육에 제대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국의 노동력 재교육 모델의 중요성

한국은 고령화와 인공지능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력 재교육에 적극 투자해 왔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생산성 향상과 함께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이러한 한국의 노력이 미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보았다.

결론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의 지적은 미국이 첨단 산업 유치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에 맞춰 숙련된 노동력을 확보하고 재교육하는 데에도 주력해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외국 기업 유치와 함께 노동력 재교육에 대한 포괄적인 전략을 수립하여, 첨단 산업의 발전과 제조업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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